[리뷰] 카이스터 FROM 4.0
대부분 스마트 기기로 음악을 듣게 되면서 헤드폰, 이어폰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매일같이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 쏟아지는 요즘, 잘 만든 국산 헤드폰을 하나 소개한다.
카이스터(kaister)는 몇 해 전부터 이어폰과 헤드폰을 꾸준히 만들어 오고 있는 국내 기업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전쟁을 벌이는 틈바구니에서 고군분투하며 독자적인 기술과 디자인을 발전시켜왔다. FROM 4.0은 그런 노력의 결정체다. 수만 번의 튜닝을 거쳐 완성한 소리와 아름다운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까지. 오랜만에 좋은 국산 헤드폰의 등장이다.
외형은 한눈에도 예쁘다.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헤드밴드와 깔끔한 마감, 금속 재질 하우징의 세련미는 누가 사용해도 어울릴만한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완성됐다. 균형미도 좋고, 마감처리도 수준급이어서 무척 만족스럽다. 케이블에 마이크 부분과 플러그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 부분은 글로벌 브랜드 못지않다.
온이어 타입으로 안경 착용자도 편하게 쓸 수 있다. 헤드밴드 탄성이 적당하고 헤드폰 무게가 162g으로 워낙 가벼워 장시간 착용해도 편안하다. 이어패드는 메모리폼을 사용해 착용감이 부드럽고 누음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금속 소재 하우징과 40mm 드라이버 유닛, 마이크가 달린 교체형 케이블은 가격(6만원)을 무시한 구성이다. 플라스틱 소재에 내구성이나 음질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글로벌 브랜드 헤드폰과 비교하면 가성비를 논하기조차 미안할 지경이다.
카이스터는 FROM 4.0을 준비하면서 수 만 번의 사운드 테스팅을 통해 최적의 소리를 찾았다고 한다. 이는 휴대용 기기와 연결했을 때 가장 잘 어울린다는 뜻이다. 임피던스 40ohm에 음악은 107dB로 출력이 낮은 휴대용 기기에서 잘 구동한다. 애플 기기보다 출력이 낮은 안드로이드 기기로도 낮은 출력에서 충분한 음량을 내준다.
살짝 고음성향으로 음역대간 균형은 잘 잡혀있다. 붕붕대는 저음이 소리의 반 이상을 덮어버리는 일부 제품들과 비교되는 단단하고 딱 알맞은 정도의 저음도 고급스럽다. 해상도는 기대 이상이다. 보컬을 비롯해 복잡한 퍼커션도 잘 표현한다. 고음부 피치가 불안한 점은 아쉽지만, 현악기, 관악기 가리지 않고 선명하게 재현한다.
전반적으로 라이브 음장을 적용한 것 같은 소리가 착색돼 들리는데, 이 점 때문에 호불호가 꽤 갈릴 듯하다.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혹은 얼터너티브 록과는 잘 어울리지만, 존 메이어의 ‘Gravity'나 샘 스미스의 ’I'm not the only one'처럼 아주 기본적인 악기만을 배경으로 한 담백한 중저음의 남성 보컬에 매칭하면 과하게 들린다. 반대로 호지어의 'Take me To Church'처럼 록밴드의 라이브한 연주가 돋보이는 노래와의 매칭은 발군이다.
가성비가 좋다기보다는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구하려는 이들이게 추천한다.